이유 없이 숨이 차고 계단을 오르기도 힘들다면 ‘폐동맥고혈압’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 질환은 고혈압과는 다른 병으로, 진단이 늦어질 경우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인 희귀 심혈관 질환입니다. 조기 발견과 꾸준한 약물치료, 정기적인 검사가 생명을 지키는 핵심입니다.
폐동맥고혈압(PH)이란?
폐동맥고혈압(Pulmonary Hypertension)은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보내는 폐동맥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질환입니다. 일반적인 고혈압이 전신 동맥의 압력이 높아지는 것이라면, 폐동맥고혈압은 심장과 폐 사이의 혈류 경로에서 발생하는 국소 고혈압입니다.
이 질환이 진행되면 폐동맥 벽이 점점 두꺼워지고 혈류가 감소하며, 결국 우심실의 부담이 증가하여 심장 기능이 저하됩니다. 심한 경우 폐성 심장(우심실 비대)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초기 증상이 비특이적이고 일상적인 피로나 호흡곤란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조기에 진단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예후를 크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대표 증상 정리
폐동맥고혈압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며, 그 중 가장 흔한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호흡곤란: 특별한 운동 없이도 숨이 차는 느낌
- 만성 피로: 충분히 쉬어도 피곤하고 힘이 없는 상태
- 실신 또는 어지럼증: 혈류 부족으로 인한 뇌 허혈성 증상
- 흉통: 심장이나 폐의 과부하로 발생
- 부종: 다리나 복부에 수분이 고이는 증상
이 외에도 심장 두근거림, 청색증(입술이나 손끝이 파랗게 변함), 운동 시 심한 숨참 등이 동반될 수 있으며, 증상이 점차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원인과 위험 요인
폐동맥고혈압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가장 많은 유형은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원인이 불분명한 경우)이며,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다음은 주요 원인입니다:
- 특발성(특별한 원인 없음): 전체 환자의 대다수
- 유전성 원인: 약 22%에서 BMPR2 유전자 돌연변이 관련
- 선천성 심장병: 심방중격결손 등 선천성 구조적 이상 동반
- 결합조직질환: 루푸스, 경피증 등 자가면역질환과 동반
- HIV 감염, 간질환, 약물(식욕억제제 등), 폐섬유증 등
이 질환은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병하며, 대부분 20~40대 젊은 층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 조기 검진이 필요합니다.
진단 방법
폐동맥고혈압은 다른 호흡기질환이나 심장질환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한 복합 검사가 필수입니다.
- 심초음파 검사: 폐동맥압 예측 및 우심실 기능 평가
- 우심실도자술: 정확한 폐동맥압과 심장내 압력 측정
- 폐 환기관류 스캔: 폐색전증 여부 확인
- 흉부 CT / MRI: 폐 및 심장 해부학적 구조 파악
- 운동부하 검사, 폐기능검사: 운동 시 호흡 기능 확인
이와 함께 혈액검사, 심전도, 폐기능 검사 등을 통해 전신적 문제를 함께 평가합니다. 정확한 분류와 원인을 파악해야만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치료 및 장기적인 관리
폐동맥고혈압은 현재 완치는 어렵지만, 다양한 치료 방법을 통해 증상 완화 및 수명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주요 치료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일반적 치료 (약물요법)
- 혈관확장제: 엔도텔린 수용체 길항제, PDE-5 억제제, 프로스타사이클린 제제 등
- 이뇨제: 심부전 동반 시 부종 완화
- 항응고제: 혈전 발생 위험 시 사용
- 산소요법: 저산소증 개선
2. 수술적 치료
- 심방 중격절개술: 혈류 재분배를 통한 심장 부담 완화
- 폐이식술 / 심폐이식: 말기 환자에게 시행
3. 생활관리
- 무리한 운동 자제, 충분한 수면과 휴식
- 염분 제한, 수분 섭취 조절, 감염 예방
- 정기적인 병원 방문과 검진
폐동맥고혈압은 치료하지 않으면 수년 내에 생명을 위협할 수 있지만, 조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생존률을 높일 수 있는 질환입니다. 꾸준한 약 복용과 정기 검진, 적절한 생활 습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유 없는 호흡곤란이 지속되거나 만성 피로, 흉통, 실신 증상이 있다면 단순한 스트레스나 피로로 넘기지 마시고, 반드시 심장내과 또는 호흡기내과 전문의를 찾아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을 권장합니다.